왕이 천민으로, 천민이 왕으로, 광해가 두 모습의 임금이 었던 이유?
"광해, 왕이 된 남자" 리뷰
기본정보
감독/ 추창민
개요/ 드라마
런닝타임/ 131분
개봉/ 2012.09.13
프롤로그
사극을 좋아하고 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광해’ 라는 영화를 두번을 봤다. 물론 역사 고증이 잘되어 있진 않지만 실록에 기반하여 그럴싸한 픽션이 감미되어 있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의 영화였다.
등장인물
광해&하선 (폭군과 천민) - 이병헌
허균 (신뢰의 도승지) - 류승룡
중전 (순애보) - 한효주
도부장 (말괄량이 같은 호위무사) - 김인권
줄거리
선조의 둘때 아들 광해군, 임진왜란 때 세자에 책봉이되게된다. ‘광해’는 영민한 두뇌로 어깨에 화살을 맞으면서도 민심을 수습하고 전쟁영웅이 되며, 혁혁한 공을 세우며 백성들의 지지를 받아 왕위에 오른다. 하지만 민심을 등에 얻고 왕이 된 ‘광해’는 미신에 빠지며 민심을 뒤로 하고 폭군이 되기 시작한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는 이 시점부터 시작한다.
실제로도 수 많은 암살 위협과 견제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광해’는 결국 미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약에 빠지게 된다. 어느날 아침 수라상에 올라온 은수저가 독에 반응을 하게된다. 광해는 더 이상 암살 위협을 견디기 힘들어 도승지인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암살을 당할 사람을 찾아오라 이른다. 마침 ’허균‘은 기방에서 만담을 하는 ’하선‘을 떠올린다. ‘하선’은 ’광해‘와 똑같은 외모인 죄로 ’허균‘에게 납치를 당해 궁으로 끌려오게 된다.
’하선‘은 ’허균‘에게 며칠만 왕 노릇을 하면 큰 돈을 주겠다는 말에 ’광해‘를 연기하기로 한다.
타고난 재주와 말솜씨로 ’하선‘은 ’광해‘를 꽤나 잘 연기해낸다. 하지만 배움이 없어 글을 읽지 못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는 ’하선‘은 ‘조내관’에게 배움을 청하고 ‘조내관’은 어쩔 수 없이 ‘하선’에게 글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하선’이 글에 눈을 뜨고 정세에 눈을 뜨기 시작하자 대신들의 목소리에 불합리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여기부터 스포일러가 존재하니,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스킵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하선’은 절대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말라던 ‘허균’의 명을 거스르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한다.
‘하선’은 명과 금의 사이에서 조선의 백성이 살육 당해선 안된다며 중립 외교를 주장하고, 불합리한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동법을 실시하고자 한다.
‘허균’은 처음엔 ‘하선’을 나무라지만, 점점 ‘하선’의 이상에 동조하게 되고, 급기야 ‘하선’을 왕으로 인정하며 돕기 시작한다.
하지만 ’광해‘가 ’광해‘가 아닌 것을 알게 된 관료들이 ’하선‘을 끌어내리기 위해 군사를 일으켜 궁으로 향하게 되는데...
재밌는 영화이니 결말은 직접 스크린으로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감상평
광해는 고증과 픽션 사이를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영화였다.
우선 실록엔 광해의 일지가 적히지 않은 날은 15일이 아니라 단 하루였다. 우리는 이 하루 덕분에 광해군에 대한 수 많은 가설과 상상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실 대동법은 관료들이 적극 주장했다고 알려져있다. 오히려 소극적이 었던건 광해였다고 한다.
*대동법이란 세금을 형편에 맞게 형평성 있게 내는 것 이다.
개인적으로 광해의 가장 멋있는 업적은 중립외교가 아닐까 한다. 유교 사상에 근거하여 의리와 효, 예를 중시하던 조선에서, 현대의 처세술인 중립외교를 처음으로 실시했던 광해는 “시대를 잘못 만난 왕” 이라는 이명으로도 불리곤 한다.
이 부분이 영화 광해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미신에 빠져 있고,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었던 업적들은 진짜 ‘광해’가 한 것이고,
대동법, 중립외교, 민심을 생각하는 업적들은 ‘하선’이 한 것으로 나눠놨다.
결국 시청자의 입장에선 ‘광해’는 폭군이고 ‘하선’은 마음이 따듯한 왕의 자질을 지닌 천민이라는 것이다.
이로하여금, 영화는 우리가 광해군에겐 반감을, 하선에겐 호감의 시선으로 보게 만든다.
하선이 첫눈에 반해 중전을 지키는 모습도, 자신의 호위무사인 도부장을 위하는 말들도, 자신의 글 공부 스승인 조내관에게 보여준 모습들이 쌓여, 진짜 광해군이 하선에게 자신이 소중하게 여긴 사람들을 빼앗기게 되는 모습이 어찌보면 참으로 안타까웠다. 광해와 하선의 그 미묘한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들이, 과연 광해가 원해서 그렇게 변하게 된 것이었을까? 광해는 어떤 일들을 겪어왔기에 영웅에서 폭군이 되었을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광해가 조금만 하선과 같았다면, 폭군이 아닌 성군으로 기억이 됐을텐데.. 라는 비릿한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영상은 대체로 깔끔하고 보기 편했다. 다만, 어두운 화면에서는 정말 어두워서 밝기를 올려야했던 아쉬움..
연기평
‘광해’와 ‘하선’ 1인2역을 연기해낸 이병헌은 가히 최고였다. 두 캐릭터의 다름을 분명히 보여줬다. “혹시 이병헌이 쌍둥이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 인물은 명확히 달랐다. 습관도, 말투도, 걸음걸이도 말이다.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을지... 인간 이병헌은 몰라도 배우 이병헌은 정말 최고였다.
다른 배우들과의 케미도 좋았다. 도승지역을 맡은 류승룡 배우는 정말 자연스러운 웃음 포인트로 영화의 분위기를 이따금 환기 시켜주었다.
아 생각 하니 갑자기 웃긴데 도부장역에 김인권 배우는 정말 우스꽝스럽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잘 연기해냈다. 정말 보고있으면 어이가 없고 튀는 캐릭터 같지만, 어느 순간 그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자칫 과하게 보일 수있는 캐릭터가 잘 녹아 든 것 같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였다.
주관적 점수
영상- ★★★★★★☆☆☆☆ (6점)
연출- ★★★★★★★★☆☆ (8점)
연기- ★★★★★★★★★★ (10점)
참신함- ★★★★★☆☆☆☆☆ (5점)
작품성- ★★★★★★★☆☆☆ (7점)
영화 추천도
픽션이 가미된 코미디 사극을 좋아한다면 ★★★★★★★★☆☆ (8점)
무겁고 진중한 사극을 좋아한다면 ★★★★★☆☆☆☆☆ (5점)
아직 보지 않았다면 ★★★★★★★★★★ (10점)
여담으로 광해가 폐위된 결정적인 이유는 "폐모살제" 이다.
폐모살제는 어머니를 유폐시키고 동생을 죽인 것인데, 윤리적으로 굉장히 큰 문제였기에, 인조반정의 명분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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